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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김진희  oyeoye071@hanmail.net 2009-11-27 3497


올해 5학년, 우리반에는 저학년부터 아이들을 많이 때리고 괴롭혀온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반 담임을 정할 때 저밖에 맡을 사람이 없다고 밀어주신 아이랍니다.
아이들은 그 아이의 폭력과 힘을 두려워하고 그 녀석은 어른이든 누구든 심지어 교사에게까지 대들고 태도가 불손하기 짝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버릇없는 말투와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태도가 도와주려는 교사에게까지 미움을 받게 만드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와의 하루 하루 아이들과의 부딪힘을 중재해가며 마음 약한 우리반 아이들을 북돋워가며 지낸지 이제 일년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동안도 몇 건의 사건을 거치며 자신의 잘못조차 곱게 인정을 못하던 녀석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아이의 못된 행동과 말을 우리반 아이들은 '나쁜 놈'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아이 '라고 받아들여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더 극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 다른 반과 축구시합을 했는데 아마도 우리반 그 녀석과 다른 반의 아이들이 충돌이 있었는가 봅니다. 다른 반 아이가 아이들말로 맞짱 뜨자고, 못참겠다고 싸움을 걸어왔다는데 그 아이에게 동조하는 많은 아이들, 심지어는 우리반 아이들까지 화장실에서 그 녀석을 둘러싸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 상황은 겉으로 보기에는 심각해 보이고 누군가 혼을 낼만한 상황이지만, 제가 볼 때는 우리반 그 녀석에게 진짜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진하게 배울 그런 기회가 온 거라고 순간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다른 친구들의 속상함과 울분을 고스란히 그대로 느끼고 알게 될 기회였지요.
만약 싸움이 일어나고, 당한 아이가 똑같이 그 애를 때렸더라면 아마도 제대로 배울 기회를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이 싸움이 일어나기 전이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아이들과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싸움을 걸었던 아이와 함께 동조했던 아이들.. 모두의 심정과 억울함과 고통을 그 자리에서 그 녀석은 고스란히 다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아마도 크게 깨닫는 게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싸움을 벌였던 아이들의 그 마음도 저는 이해가 갔습니다. 얼마나 그 애가 미웠을까, 또 무서워하는 자신이 얼마나 작아보였을까... 아이들이 막 울었습니다. 참았던 울분에 우는 아이를 보며 저도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동안 당하면서 괴롭히는 그 녀석을 얼마나 때려주고 싶었을까요, 그 아픈 마음이 이해가 되었지만 남을 괴롭히며 지낼 수 밖에 없었던 그 녀석을 또 아이들에게 이해시켜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시간을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독거리며 왜 그 애가 그렇게 행동하는지, 친구라고는 아무도 없는 그 애가 남을 괴롭히며 놀고, 지낼수 밖에 없다면 그걸 변하도록 할 수 있는 건 똑같은 폭력이 아니라 진심으로 친구가 되어주는 거라고 이야기 하고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고 부탁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저의 말을 다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저는 이 아이들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녀석 역시 자기 마음을 똑바로 보고 변해갈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일은 모두에게 꼭 필요한 좋은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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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깨어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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