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타깝게 우리나라의 축구가 우루과이에게 2:1로 패하고... 부족한 잠으로 눈을 비비며 아침부터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인사동을 가기로 한 날입니다. 아침까지 뿌리던 비가 인사동에 도착하니 말끔히 개어, 바람마저 시원했습니다. 환상적인 나들이 날씨입니다.
오늘 함께 간 아이들 중에 예전에 올렸던 그 힘든 우리반 00가 함께 왔습니다. 매일 아이들에게 욕을 쏟아내고 걸핏하면 주먹질해대는 그 아이가 함께 가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과 이 기회에 일상적인 이 아이의 모습을 잘 보아두자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전철을 타고 가며 인사동까지 1시간쯤의 길을 의외로 큰 다툼이나 말썽없이 도착했습니다. 가면서 느낀 것은 계속 얼마나 남았는지 그 다음엔 무얼하는지, 전철표는 얼마인지, 충전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등 다른 아이들과 달리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그 아이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아하, 그렇구나. 얘가 보였던 공격성은 다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었구나."
분명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설명해주고 웃어주고 다독거려주면서 안심을 시켰습니다.
점심을 먹을 때는 돈이 아까워 싸온 과일로 떼우는 아이를 보며 사실은 소심하고 걱정많은 그 아이의 마음이 짐작이 갔습니다. 새로운 상황과 환경에 대한 불안함이 이 아이의 행동의 원인 되었구나 하고 잘 알게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사고 싶던 은반지를 하나 사, 손가락에 끼고 이것 저것 구경하고 물건들을 산 아이들과 온갖 수다를 떨며 돌아왔습니다. 오늘 조금 안심이 되며 또 다른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이 아이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조금씩 없애주고 용기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할까가 앞으로 제 숙제입니다. 자신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자기가 가진 두려움을 알게 하는 것... 그것이 올해 안에 가능하기를 기도합니다. 잘 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