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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싫어했던 아이를 올 해 보면서
강현숙  khs9301@hanmail.net 2011-11-17 3375


요즘 계속 시험인데 수능이 끝난 고3 기말고사는 아이들의 긴장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인지 지각도 많고 1교시 시험감독을 들어가면 아이들이 시험 중간에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네요..

어제, 옆 반 감독을 들어갔는데 작년에 담임했던 아이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그 아이와는 참 부딪히는 일도 많았고, 무단 결석도 자주했고, 집안사정도 복잡하고,

복학생이라고 거들먹거리는 것도 있었고, 아이도 약간 어려운 점도 있었고 해서

2학기 정도 되어서는 그 아이를 지도하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올해 수업을 하면서도 그 아이를 바라보면 마음이 계속 불편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시험감독을 하는데 중간에 그 아이가 들어왔습니다.

역시 들어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속에서부터 그 아이와 부딪히고 싶지 않고, 피하고 싶은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시험지와 답안지를 주고, 그 아이는 문제를 좀 보든 듯 하더니 15분쯤 후에는 엎드려 잤습니다.

그런 그 아이를 바라보면서, 내가 불편한 것이고 내가 싫은 것인데,

그래도 시험을 보겠다고 늦게라도 온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무단 결석하고 공부도 안하지만 담배피지 않고 그래도 학교를 나오는 것을 고마워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잘 나오고 결석, 지각, 조퇴 안하고 큰 말썽부리지 않고 다니는 것은

그 아이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사실은 담임을 맡고 있는 내 입장에서도 참 편하고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 아이들에게는 학교를 잘 다니고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아이들 본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런 아이들의 행동으로 사실은 학급담임으로서, 교과담임으로서의 ''나''도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해준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있는가...

삶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자신에게 조금 더 좋게 하기 위해 행동을 합니다.

그런 행동들로 해서 내가 이익을 본다면 나는 당연히 그 사람들에게 고마워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그 아이를 바라보니 , 

나는 이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하고 신경쓰이게 하고,

내가 맡은 아이들이 다 잘 되었으면 하는 나의 바램에 못미쳤기 때문에 이 아이를 미워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사실 이 아이가 갖고 있는 어려움, 고통 들을 내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무시한 것이 아닐까...

그래도 이렇게 꾸준히 학교를 나오고 늦게라도 와서 시험을 치는데...

그래서 속으로 ''고맙다''를 계속 되뇌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그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할 용기는 없습니다. 졸업전에 말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내년에 또다른 아이를 만난다면, 또 나를 어렵게 하는 아이를 만난다면 그 때는 좀더 성숙한 자세로

고마운 것은 고맙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염색하고 온 아이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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