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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아이
 
가르칠 수 있는 용기
오흥미   2009-10-09 3681


 

가르침은 자신의 영혼에 거울을 들이대는 행위이다

만약 내가 그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거기에 나타난 풍경으로부터 도망치지 않는다면, 나는 자기지식을 얻을 수 있다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학생과 학과를 아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훌륭한 가르침의 필수사항이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 중에서>



2학기를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하루 종일 제 가슴을 울리는 구절이었습니다


중학교에만 있다가 인문계 여고로 처음와 지난 한 학기 내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담임교사가 자기 반 아이들과 교류가 되지 않고 서로를 불신하고 미워한다면 교사에게 있어 그 보다 더 한 지옥은 없을 겁니다

여러가지로 상황을 빨리 파악하지 못하고 그때 그때 해결하지 못했던 것들이 눈덩이처럼 커져 아이들과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그런채 방학을 보내는 내내 너무도 힘들고 잘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과 그런 제 자신이 무기력했고 자존심도 상하고 그러다 보니 개학하는 것이 공포로 다가오면서 아이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극도로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두려움이 얼마나 크던지 눈물로 보낸 날이 반이 되면서 담임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만 간절했습니다

특히나 저에게 반항을 했던 한 학생에 대한 두려움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그 에너지에 지배를 당하다 보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던 중 한 홍교협 선생님으로부터 본인도 비슷한 경험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 조언대로 오늘 정말 큰 용기를 내어 해보았습니다


"내가 두렵다는 것은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자신이 평가받기를 두려워한다면 아이들 또한 교사로부터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우리 자신의 두려움 때문에 학생들의 두려움을 읽지 못한다

그래서 두려움을 일으키는 아이에게 집중이 되어 주눅이 들다보니 다른 많은 학생들에 대한 가르침을 놓쳐버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부딪쳤을 때 사람들은 보통 두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하나는 두렵기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닫고 소통하지 않거나 아이들을 힘이나 권위로 눌러 버리지만 이 둘은 더이상의 교류나 성장이 있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조차도 수행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이것을 공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무언인가를 배우려 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고 아이들과 소통을 단절하지 않으려면 정말로 큰 용기가 필요하고 그 도전속에서 서로가 성장을 하게 되어 있다"면서 한 번 더 크게 에너지를 써보라고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저 같은 경우는 한 아이가 극심히 반항을 하는 상황이었고 그 아이를 중심으로 패가 형성되어 저에 대한 반발과 불신으로 이런 아이들과 소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두려움에 떨고보낸 시간은 지옥이었고 아무것도 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너무나 힘든 기로에 섰습니다 두려워서 마음을 닫고 소통하지 않을 것인가 비록 두렵고 아이들 앞에서 깨지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용기를 낼 것인가?

이런 고민은 수업을 들어가서조차 저를 괴롭혔습니다


우선 책상을 밀고 의자를 모아 원으로 둥그렇게 앉게 하고 처음에는 샐러드게임으로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 갔습니다

게임 중간 중간 가장 행복했을 때, 힘이 들었을 때, 개학을 맞는 심정을 이야기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경쟁만을 치닫는 경우와 사랑을 하면서도 생활할 수 있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원으로 둥그렇게 서게 하고 돌면서 가슴으로 인사하는 것을 했습니다

하면서도 이 아이들이 잘 따라올까, 하긴 할까?

의심과 두려움으로 사실 얼마나 떨리고 긴장이 됐는지 점심도 먹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두려움에 지지 않고 용기를 내어 에너지를 풀어보니 제 안에 큰 두려움이 사라지고 그 밉던 아이가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그 아이도 저에게 미소를 보냈습니다 말없이 마음을 보내며 손도 한번 꽉 잡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과 처음으로 가슴으로 안아 보았고 생각으로는 안될 것 같았던 학교의 환경에 대한 불신, 아이들에 대한 불신도 일순간에 사라짐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만약 저에게 이런 어려움이 없었더라면 저는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다 이유가 있구나 오늘의 도전에서야 간절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간 여러가지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사실 아이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사를 하면서 여태까지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두려웠던 적은 없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의 에너지를 잘 파악하고 그때 그때 대처하는 것과 이렇게 무너진 관계도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 그래서 다시금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얻게된 하루였습니다


이제부터가 교사로서의 진정한 삶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어려움이 있더라도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저에게 많은 위로와 힘을 주신 홍교협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이 없으셨다면 이번의 위기를 잘 넘기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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