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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아이
 
이야기들려주기의 힘
강민숙   2017-03-20 1896



오랜만에 맡은 초등 1학년.

조그만한 몸집에 순수한 얼굴들이 저를 바라볼 때면

아이들 그 자체가 너무 사랑스러워 저절로 행복해지는 요즘입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우리 반 아이들이 집에 가기 전(알림장을 다 붙여주고 나서) 시간에

이야기를 두 번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예전엔 그림책을 좋아해서 매일 그림책을 읽어주곤 했는데요.

어린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 소화한(다 외운) 이야기를 입말로 들려주는 것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에 더 좋다고 하네요. 그래서 시도한 이야기 들려주기.

처음엔 이야기를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이야기 한 편을 3일 동안 매일 읽으면서

이야기를 마음 속으로 그려보고 하면서 이야기를 소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일 정도 이야기를 반복해서 되뇌이니 어느 정도 소화가 되어

며칠 전 처음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지요.

 

아이들은 제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니까

"선생님, 화면으로 보여주세요." "선생님, 귀신이야기 해주세요." 하면서

제 이야기를 별로 기대하지 않는 반응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니, 웬걸, 귀신 이야기 안해준다며 투정부리던 애까지

너무나 조용히 이야기를 듣는 게 아니겠어요?

금요일에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역시나 귀신이야기 아니면 안듣겠다며 "귀막아야지!" 하고 투정부리던 아이도

어느새 이야기의 나라로 빨려들어와 우리 반 아이들 모두 이야기로 하나가 되어

숨죽인 듯 이야기에 푹 빠져있지뭐예요!

 

이야기로 아이들과 하나된 느낌! 책을 읽어줄 때는 보지 않고 듣지 않는 아이들이 꽤 있어서

속상한 마음을 추스르며 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이야기는 아이들의 마음을 대번에 사로잡아버리네요.

보여주는 그림도 없고 화면도 없고 동영상도 없이, 오로지 선생님의 이야기 한 마디 한 마디에

어쩜 이렇게 아이들이 빨려들어올 수 있을까?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이야기의 장면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림형제 민담집''''''''이라는 두꺼운 이야기책을 보고

 일곱마리 염소와 늑대, 열두 오빠 이렇게 두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요.

 월요일에는 열두 오빠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 마저 들려주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반은 하루를 여는 사랑 둥둥 단전치기로 뇌와 몸을 깨우고, 이야기 듣기로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책도 좋지만, 이야기는 더 선생님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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